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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왜 늘 껍질부터 벗기게 될까
- 감자를 손질할 때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껍질을 벗기는 일입니다. 거칠고 씹히는 식감 때문이기도 하고, 흙이나 잔여 농약이 남아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걱정도 작용합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감자는 껍질을 제거한 뒤 조리하는 식재료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 그런데 최근 해외 영양 전문가들의 발언과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서, 이 습관이 오히려 영양을 스스로 버리는 행동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감자는 평범한 탄수화물 식품으로 여겨지지만, 껍질까지 포함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껍질에 영양이 몰려 있다는 말, 근거가 있을까
-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유전역학 교수이자 영양학자인 팀 스펙터 교수는 과일과 채소를 먹을 때 가능한 한 껍질을 제거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식물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항산화 물질이 대부분 껍질에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 감자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감자 한 알에는 비타민 C가 사과의 세 배, 식이섬유는 바나나의 다섯 배에 달합니다. 평소 과일이나 샐러드로 섬유소를 보충하려 애쓰는 분이라면, 감자 껍질이 가진 잠재력을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감자 껍질 속 섬유소와 혈당의 관계
- 감자 껍질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저항성 전분입니다. 이 성분은 위에서 바로 소화되지 않고 장까지 내려가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됩니다. 그 과정에서 혈당이 급격히 오르지 않고, 포만감이 오래 유지됩니다.
- 제가 직접 식단을 점검해 보니, 감자를 먹고 나서 금방 허기가 찾아오는 경우는 대부분 껍질을 제거했을 때였습니다. 껍질째 조리했을 때는 식사 후 군것질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런 체감은 연구 결과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항산화 성분, 감자 속보다 껍질이 더 강하다
- 국제분자과학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감자에는 페놀산과 플라보놀 같은 폴리페놀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화합물의 농도가 감자 속보다 껍질에 더 높다는 사실입니다.
-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로부터 정상 세포를 보호해 세포 손상을 줄이고,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만성질환 예방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에게 감자 껍질은 생각보다 실용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서 확인된 건강 변화
- 미국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캠퍼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감자 섭취 방식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감자를 껍질째 섭취한 그룹에서 공복 혈당 수치와 심혈관 건강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 연구진은 감자를 껍질째 먹는 습관이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단순한 민간요법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로 확인된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껍질째 먹을 때 꼭 알아야 할 주의점
-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감자 껍질에는 칼륨 함량이 높아 신장 기능이 저하된 분들은 섭취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색입니다. 감자 껍질이 완전히 초록빛을 띠고 있다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빛에 장기간 노출된 감자는 독성 물질인 솔라닌 함량이 증가합니다. 쓴맛이나 아린 맛이 느껴진다면 조리를 중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감자 껍질, 버리지 말고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 이미 껍질을 벗긴 감자를 준비했다면, 껍질을 바로 버리지 않아도 됩니다. 오븐 팬에 감자 껍질을 펼쳐 올리고 올리브 오일과 소금을 살짝 더해 구워보세요. 집에서도 간단한 감자칩을 만들 수 있습니다.
- 튀기지 않고 구워도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 간식이나 반찬으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식재료를 끝까지 활용한다는 점에서 요즘 주목받는 제로 웨이스트 식습관과도 잘 어울립니다.
전문가 시선으로 본 감자 섭취의 미래
- 제가 여러 영양 자료와 식습관 트렌드를 살펴보며 느낀 점은, 앞으로의 식단은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같은 감자라도 껍질을 포함하느냐에 따라 영양 밀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 특히 혈당 관리, 장 건강, 항산화에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 속에서 감자 껍질은 재평가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단,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섭취 방식을 조절하는 균형 감각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상 식습관에 적용하는 현실적인 방법
- 처음부터 모든 감자를 껍질째 먹으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깨끗이 세척한 감자를 구이나 찜 요리부터 시도해 보세요. 조리 과정이 단순할수록 껍질의 영양을 온전히 살릴 수 있습니다.
- 작은 습관 변화 하나가 식이섬유 섭취량과 포만감, 혈당 반응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 장을 볼 때 감자 껍질을 한 번 더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